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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6. 03:02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3-07-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돌아가야 할 곳에 돌아가기 위해, 되찾아야 할 것을 찾아내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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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다 읽었다. 어쩐지 낮에는 집중을 하기가 힘들어서 밤 시간대를 골라 읽다 보니 400페이지 남짓한 책인데도 사흘이 걸렸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츠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덕분에 그래도 제목은 외웠네 흐흐.

 

 

 처음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이게 무슨 의미일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색채가 없는'은 그렇다치고, '순례'라는 단어는 평소에 좀처럼 접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니까. 색채가 없다면서 표지에 그려진 형형색색의 선들은 무엇이며 순례라는 단어가 안겨주는 장엄함과 더불어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목가적인 분위기까지. 도통 어떤 내용일 지 상상이 되질 않았던 책을 열어보고 난 뒤에야 조금 허무해졌다. 이건 말 그대로, 이름에 색色을 갖지 못한 남자가 떠나는 순차적인 세가지(어쩌면 네가지) 여행에 관한 이야기다. 하루키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여성상인 세련되고 매력적인, 누가봐도 반할 법한 여자와의 러브스토리나 이야기 중반부터 드러나기 시작하는 사건에 대한 전말은 이 책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 츠쿠루의 '색채'에 대한 설명과 '순례'의 과정을 조근조근, 언제나 그래왔듯이 조금은 무덤덤하게 늘어놓는 게 이 책의 목표이자 제목 그대로의 내용이라는 생각. 군살없이.

 

 

 3권에 걸친 전작 1Q84와는 스케일이나 그 다이내믹함 같은 것들이 꽤 달라서, 약간 심심한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하루키를 좋아했던 건 그 심심한 듯 적절하게 배어있는 간에 내가 맛을 더해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고,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가슴을 졸이기보다는 먹먹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여름, 특히 장마철이면 어쩐지 계속 찾게 되는 하루키. 올해도 덕분에 사흘이 심심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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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이 어제 나왔다. 싸인본을 선착순으로 배부한다고 해서 줄을 서고 난리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분명히 어젯밤 자기 전에 그 기사를 보면서 '어휴 뭘 저렇게까지'하면서 절레절레했었는데, 오늘 왠지 몸이 근질거려서 폭풍우를 뚫고 교보문고에 다녀왔다. 으하하ㅠ_ㅠ 차라리 줄 서는 게 낫지. 내가 처음 읽은 하루키의 책은 노르웨이의 숲이었고 이후로도 그보다 더 와닿은 책은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신간이 나올 때마다 '혹시나'하는 생각과 '그래도'라는 생각으로 기웃거리며 들여다보게 된다. 하루키의 매력은 그런 게 아닐까.

 

 그나저나 제목이 너무 길다! '색채가 없는 다자카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뭐야. 세줄짜리 제목달린 표지는 처음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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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워Z (2013)

World War Z 
7.4
감독
마크 포스터
출연
브래드 피트, 미레일리 이노스, 다니엘라 케르테스, 제임스 뱃지 데일, 데이빗 모스
정보
드라마, 스릴러, SF | 미국 | 115 분 | 2013-06-20

 

 

 월드워Z. 의자도 편하고 인테리어도 괜찮은 롯데시네마의 단점은 갈릭팝콘을 안 판다는 거다. 되는대로 어니언이라도 먹을까 하다가 관뒀어. 갈릭팝콘도 아닌데 내 일일칼로리 지분을 떼어줄 수 없지. 세계대전Z는 항상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그 두께에 먼저 질려서 엄두를 못냈던 책인데, 막상 영화를 보고 있자니 미리 안 읽어두었던 게 좀 후회가 됐다. 하지만 원작을 읽어 본 사람들이 약간 아쉬워하는 평을 남기는 걸 보면 오히려 잘 된 거 같기도 하구.

 

 영화는 앞뒤 내용 최대한 축약한 뒤, 언데드들이 보여주는 좀비 액션과 브래드 피트의 단발 머리 같은 이미지들로 꽉꽉 눌러 채운 느낌이었다. 물론 원작을 안 읽어서 어떤 내용이 어떻게 잘려나간 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처럼 예고편만 보고 스트레스 풀러 온 사람들에게는 기대 이상 정도 해준 게 아닐까. 구천원 내고 잘생기고 예쁜 배우들 얼굴이 아닌, 끄어어어 끄어어어 하는 언데드들이 출연하는 영화를 보는 재미가 뭔지 도대체 몰랐던 나도 필라델피아와 예루살렘 좀비 액션의 스케일을 보며 아 이래서 이런 거 보는구나, 했던 것처럼. 근데 평택은 좀 뜬금없기는 했다. 원작에서도 같은 배경인가? 평택에서 찍지도 않았으면서 평택인 척 하지마! 쳇ㅎ_ㅎ

 

 좀비 영화 중에 A급으로 흥행한 영화들이 몇 개나 있었나 싶은데, 스토리의 선정성이나 잔인함의 정도, 장면의 수위 등과 더불어 배우까지. 흥행하기 참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좀비물이 익숙치 않지만 예고편을 보고 흥미가 동한 사람들과, 색다른 맛을 원하는 매니아들 양 쪽에 어필할 수 있는 그런. 세계대전Z 원작 팬들을 제외하고는 :> 그런대로 만족할 수 있을 거 같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