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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있는 속물'에 해당되는 글 6건
2013. 7. 30. 22:02

 


감시자들 (2013)

Cold Eyes 
7.8
감독
조의석, 김병서
출연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김병옥, 진경
정보
범죄, 액션 | 한국 | 119 분 | 2013-07-03

 

 설경구와 정우성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건 좀 봐야겠다란 생각을 했었다가, 까맣게 잊고 있던 영화. 휴가 나온 군인이 보구싶다고 해서 봤는데, 재밌더라 재밌더라 하는 이야기를 꽤 많이 듣고 가서인지 생각만큼 어썸하진 않았던 것 같다. 스토리는 신선한데, 분위기나 흐름이 어쩐지 예전에 봤던 영화 다시 보는 거 같은 그런. 가장 아쉬웠던 건 설경구와 정우성의 조합이 궁금해서 본 영화인데 둘이 마주치는 장면이 극히 드물다는 거. 같은 영화에서 따로 연기하고 있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어쨌든 한효주는 수수한 게 예뻐! 요즘엔 줘도 안 입을 거 같은 요상꾸리한 보이시룩을 입혀놨는데도 예뻐. 가장 최근에 본 한효주 영화가 광해였는데, 연달아 너무 괜찮은 것 같다. 한효주와 설경구의 연기 합도 재밌게 봤구. 그나저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준호 복선을 깨닫고 녹슬은 감을 탓해야 했음.ㅠ_ㅠ 앞으론 정신 집중해서 봐야지!

 

 

 

2013. 7. 6. 03:02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3-07-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돌아가야 할 곳에 돌아가기 위해, 되찾아야 할 것을 찾아내기 위...
가격비교

 

 드디어 다 읽었다. 어쩐지 낮에는 집중을 하기가 힘들어서 밤 시간대를 골라 읽다 보니 400페이지 남짓한 책인데도 사흘이 걸렸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츠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덕분에 그래도 제목은 외웠네 흐흐.

 

 

 처음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이게 무슨 의미일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색채가 없는'은 그렇다치고, '순례'라는 단어는 평소에 좀처럼 접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니까. 색채가 없다면서 표지에 그려진 형형색색의 선들은 무엇이며 순례라는 단어가 안겨주는 장엄함과 더불어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목가적인 분위기까지. 도통 어떤 내용일 지 상상이 되질 않았던 책을 열어보고 난 뒤에야 조금 허무해졌다. 이건 말 그대로, 이름에 색色을 갖지 못한 남자가 떠나는 순차적인 세가지(어쩌면 네가지) 여행에 관한 이야기다. 하루키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여성상인 세련되고 매력적인, 누가봐도 반할 법한 여자와의 러브스토리나 이야기 중반부터 드러나기 시작하는 사건에 대한 전말은 이 책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 츠쿠루의 '색채'에 대한 설명과 '순례'의 과정을 조근조근, 언제나 그래왔듯이 조금은 무덤덤하게 늘어놓는 게 이 책의 목표이자 제목 그대로의 내용이라는 생각. 군살없이.

 

 

 3권에 걸친 전작 1Q84와는 스케일이나 그 다이내믹함 같은 것들이 꽤 달라서, 약간 심심한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하루키를 좋아했던 건 그 심심한 듯 적절하게 배어있는 간에 내가 맛을 더해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고,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가슴을 졸이기보다는 먹먹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여름, 특히 장마철이면 어쩐지 계속 찾게 되는 하루키. 올해도 덕분에 사흘이 심심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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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6. 28. 00:59


월드워Z (2013)

World War Z 
7.4
감독
마크 포스터
출연
브래드 피트, 미레일리 이노스, 다니엘라 케르테스, 제임스 뱃지 데일, 데이빗 모스
정보
드라마, 스릴러, SF | 미국 | 115 분 | 2013-06-20

 

 

 월드워Z. 의자도 편하고 인테리어도 괜찮은 롯데시네마의 단점은 갈릭팝콘을 안 판다는 거다. 되는대로 어니언이라도 먹을까 하다가 관뒀어. 갈릭팝콘도 아닌데 내 일일칼로리 지분을 떼어줄 수 없지. 세계대전Z는 항상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그 두께에 먼저 질려서 엄두를 못냈던 책인데, 막상 영화를 보고 있자니 미리 안 읽어두었던 게 좀 후회가 됐다. 하지만 원작을 읽어 본 사람들이 약간 아쉬워하는 평을 남기는 걸 보면 오히려 잘 된 거 같기도 하구.

 

 영화는 앞뒤 내용 최대한 축약한 뒤, 언데드들이 보여주는 좀비 액션과 브래드 피트의 단발 머리 같은 이미지들로 꽉꽉 눌러 채운 느낌이었다. 물론 원작을 안 읽어서 어떤 내용이 어떻게 잘려나간 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처럼 예고편만 보고 스트레스 풀러 온 사람들에게는 기대 이상 정도 해준 게 아닐까. 구천원 내고 잘생기고 예쁜 배우들 얼굴이 아닌, 끄어어어 끄어어어 하는 언데드들이 출연하는 영화를 보는 재미가 뭔지 도대체 몰랐던 나도 필라델피아와 예루살렘 좀비 액션의 스케일을 보며 아 이래서 이런 거 보는구나, 했던 것처럼. 근데 평택은 좀 뜬금없기는 했다. 원작에서도 같은 배경인가? 평택에서 찍지도 않았으면서 평택인 척 하지마! 쳇ㅎ_ㅎ

 

 좀비 영화 중에 A급으로 흥행한 영화들이 몇 개나 있었나 싶은데, 스토리의 선정성이나 잔인함의 정도, 장면의 수위 등과 더불어 배우까지. 흥행하기 참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좀비물이 익숙치 않지만 예고편을 보고 흥미가 동한 사람들과, 색다른 맛을 원하는 매니아들 양 쪽에 어필할 수 있는 그런. 세계대전Z 원작 팬들을 제외하고는 :> 그런대로 만족할 수 있을 거 같은 영화.

 

 

 

2013. 3. 7. 01:38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

저자
이와사키 나쓰미 지음
출판사
동아일보사 | 2011-05-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피터 드러커에 빠진 소녀, 꼴찌 야구팀을 뒤흔들다!청춘소설로 풀...
가격비교

 

 좀 더 바빠지기 전에 경영학 책들을 읽어놓고 싶었다. 이름 좀 있다 싶은 책들은 다 대여중인 지금 말고 방학동안 좀 읽어뒀음 얼마나 좋아! 앞으로 보게 될 딱딱한 전공서들 말고 좀 쉽게 개념을 풀어 설명해주는 책을 읽고 싶어서 '쉬운 경영학 책' 이나 '경영학 입문 도서' 같은 걸 검색했더니 가장 많이 보이는 이름이 이 책이었다. 처음엔 표지를 보고 이상한 만화같은 건가 싶었는데, 나름 입소문도 타는 거 같고 평도 나쁘지 않아 읽기 시작!

 

 결론적으로 야구를 좋아하고 경영학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한 사람에게 적합한 책인 것 같다. 나는 야구라곤 발야구밖에 안해 본, 룰도 모르는 센스없는 여자라 막 경기 용어 쏟아지는데 이게 뭔소린지@_@ 그렇다고 못 읽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냥 좀 몰입이 안 되더라. 하지만 아직 개론 수업밖에 안 들은 경영학 입문자로써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 내용을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이끌어주는 점은 좋았다. 사실 피터 드러커에 관심이 없다 해도 여기서 설명하고 있는 '매니저'의 개념 자체가 매력적이어서, 딱히 경영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도 부담없이 읽힐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 가독성이 문제가 되는 책이 아닌지라 금방 읽을 수 있기도 하구. 하지만 조금이라도 경영학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메리트가 없을 책이다. 스토리도 부실하고 딱히 등장인물이 매력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물론 그런 사람들은 그냥 매니지먼트를 읽겠지만. ㅎ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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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22. 01:11

 

 선선한 바람에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계절이 계절이다보니 활자 가득한 책을 읽어도 재미없는 영화를 봐도 마음이 즐겁다. 나는 내가 푹푹 찌는 여름에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좋아하는 여름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번 여름의 혹독한 더위는 내 사랑마저 시들어 바짝 마르게 했거든. ㅠ_ㅠ 산책하는 것도, 공원에 앉아 책을 읽는 것도, 창문 조금 열어놓고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영화를 보는 것도 선선한, 말 그대로 선선한 계절이 왔다! 

 

 1. 올해 들어 본 영화는 약 70편 정도. 휴학하고 좀 더 많이 볼 줄 알았는데 작년과 페이스가 비슷해. 올해 들어 새로 느낀 점이라면 내가 참 극단적인 사람이라는 점인데, 안 어울리게 휴머니즘 가득한 영화에 발 동동 구르면서도 병맛 넘치는 시덥잖은 B급 영화를 보면서 깔깔대고 행복해하고 그런다. 근데 B급 영화의 기준은 뭘까? 자본의 차이라고들 하지만 아무리 돈 많이 썼다고 해도 나한테 어벤져스는 B급 영화고 지구를 지켜라는 짱먹는 영환데. 음/_/ 아무튼 요즘엔 코미디를 많이 봤는데, 미스터 빈과는 억 광년만큼의 거리감이 있고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는 너무너무 사랑하는데 그 중간의 어딘가에 짐 캐리가 있는 느낌. @_@

 

 2. 제레미 러프킨의 유러피안 드림과 주진우의 주기자, 김애란, 카뮈, 오스카 와일드를 돌려가며 읽고 틈틈히 하루키를 읽고 있다. 이젠 나도 슬슬 내가 언제쯤 1Q84를 다 읽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

 

 

2012. 9. 3. 00:46

 

 

 

 

 약속 없는 주말이면 으레 동네 서점에 가서 몇시간이고 죽치며 책을 읽고는 하는데, 지난 토요일에는 갑자기 김애란의 소설이 날 봐! 날 집어!! 하며 유혹해왔다. 신간 코너에 놓여있는 '비행운'이라는 단편집. 나는 보통 호흡이 긴 장편 소설을 좋아하는 편임에도 어쩐지 이 제목은 끌리는 맛이 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거진 3분의 2 가량을 읽은 것 같다. 개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첫번째 단편과 중간즈음의 '하루의 축'이라는 단편.

 

 첫번째 단편은 대학 시절 좋아했던 남자 선배를 후일 사회에서 다시 만났을 때의 상황을 그린 거였는데, 사실 스토리에 끌렸다기보다는 막 대학에 온 화자가 윗 학번의 선배를 좋아하게 되는 과정과 20대 초반의 어리숙한 사랑(난 짝사랑도 이 단어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봐.)의 떨림을 묘사한 부분이 너무 좋게 다가왔을 뿐이다. 모든 이가 어떤 글들을 읽을 때 자신의 감정 혹은 경험을 투영하듯, 난 이 단편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내 새내기 시절을 화자의 상황에 대입시키게 되었다. 그 때 불던 선선한 바람의 감촉이나 초여름 밤의 나무 냄새, 그 속에 섞여 있던 그 사람의 향수 냄새 같은 거? 언제 떠올려도 기분 좋은 느낌을 주는 것들. 캠퍼스의 나무들에는 대학교 1학년생들을 사랑에 빠지게 하는 마약 성분이 내재되어 있는 게 틀림없다는 김애란의 말, 나도 백이십퍼센트 동감!

 

 그 다음은 하루의 축. 인천공항에서 청소를 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인데, 나는 이런 이야기들에 쉽게 흔들리고 마음을 빼앗기는 편이다. 생활의 냄새가 진득하게 배어, 어찌 보면 찌질하고 궁상맞게 보이는. 그건 남들 다 하듯이 명절에 명절 음식 준비하고, 일가 친척들 모여 앉아 윷놀이나 고스톱을 즐기며 어린 조카들과 함께 영화관에 다녀온 뒤, 배불리 먹고 배부른 주머니로 집에 돌아오는 그런 삶은 아니다. 그것도 지극히 평범하기는 한데, 내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조금씩 날씨가 바뀌고 TV에서 '명절', '명절음식'따위의 말이 들려오기 시작하면, 이번엔 만두라도 빚어볼까? 작년에는 떡국도 못 먹었는데.. 그래도 이번 연휴에는 하루 정도는 쉬게 해달라고 해볼까. 돈은 조금 적게 받겠지만 하루 정도는 내새끼랑 좁은 방에 앉아 TV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싶은데. 이런 정서를 기반에 둔 글들은 꼭 내 호흡이 가빠지게, 나를 울게 만든다. 참 먼 것 같으면서도 닮아 있는 그네들의 삶의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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