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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8. 29. 14:21

아가 너무 귀엽다. ㅠ_ㅠ

 

 

 대학에 온 뒤로 어쩐지 일년에 한번 씩은 핸드폰 없이 살아야 할 시기가 있었는데, 딱히 의도적인 건 아니었고 폰이 변기통에 빠져서 고장나버리거나 놀러갔다 온 다음날 제 발로 총총 걸어 사라지거나(...!!) 했었다. 결국 통신사에 임대폰을 신청하던지 전에 쓰던 폰을 다시 살려서 쓰던지 해야했는데, 기껏해야 일주일 남짓되는 시간을 위해 번거로이 이것저것 하고 싶지가 않아서 그냥 없이 살기로 한 것이다. 이게 바로 전자기기로부터의 해방! 진동이 울릴 때마다 강박적으로 액정을 쳐다보지 않아도 돼!! 한 일주일 정도는 연락 제때 못 받고 중요한 전화 다 놓치고 하다 보니 조금 열이 받기도 했는데, 주위에서 나한테 지금 폰이 없다는 걸 알고 다른 방식으로 접촉을 해오자 점점 홀가분한 기분이 찾아 들었다. 지갑에 주요한 사람들 번호 몇개 적어 다니다가 공중전화 부스가 보이면 딱히 용건이 없어도 남은 잔돈만큼 전화를 걸고, 그러다 갑자기 끊기고! 나는 그 놀이가 너무 재밌어서 굳이 지폐를 잔돈으로 바꿔와서 전화 돌리고 막 그랬다. 근데 분명 주윗사람들 성격은 내가 재미 본 만큼 나빠졌을거야.. 아무튼 일주일만 그러려던 게 이주가 되고 삼주가 되더니 결국 한달을 핸드폰 없이, 공중전화와 SNS 연락만으로 지내게 되었다. 전혀 힘들지도 않고, 무의미한 터칭으로 핸드폰 괴롭힐 시간에 책을 읽거나 앞에 앉은 사람을 구경하거나 하는 일이 내겐 참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핸드폰 없이 사람들과 소통하는 건 극히 어려운 일이라서, 그리고 스마트폰이라는 요망한! 물건이 내 손에 계속 붙들려 있음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켜준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서ㅠ_ㅠ 그런 자유인 생활을 한 달 이상 지속할 수는 없더라.

 

 요즘도 가끔, 연락에 얽매이는 느낌을 받거나 이제는 진동이 울리지 않아도 무심코 메신저나 SNS 어플을 열어 휘릭휘릭 시간을 날려 보내는 스스로의 모습을 인지할 때면 조금 질린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었다는 건 우리 동네 쓰레기 차가 수요일과 일요일에 온다는 것만큼이나 확실한 사실인데, 그래도 좀 지긋지긋하다. 가끔 옛날 폰들처럼 상대방이 내 메시지를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알 수 없고, 지금 당장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너 뭐하고 있어?'하고 묻지 않으면 그 사람이 어느 장소에 체크인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알 도리가 없는. 그런 날들로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

 

 그런 점에서 오늘 발견한 Ownfone은 꽤 매력적. '핸드폰 = 통화기계'라는 왕심플한 생각에 기반한 맞춤제작 폰이다! 꼭 리폼 시트지 붙인 것 같은 느낌의 외관, 최소 2개에서 최대 12개까지 입력이 가능한 전화번호부, 딱 핸드폰 크기만한 포장. 문자가 안 된다는 게 이 시대의 엄지족으로써 아쉽긴 하지만, 그만큼 상대의 목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으니 더 달콤하지 않나? *-_-* 가볍고, 쓸모 없이 넘치지 않고 군더더기 없는. 한국에 들어온다면 정말정말 사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영국에서만 판매중이래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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